공급량 부족으로 국내 완성차 공장들을 멈춰 서게 했던 자동차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배선뭉치)’가 10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에 공장들은 한숨 돌리고 재가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부품 대란의 원인인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자동차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수급 불확실성 속에서는 완성차 생산을 안정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오후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한 곳을 찾았다. 정 총리는 이곳에서 기업 관계자들의 애로 사항을 직접 들은 후 와이어링 하네스를 비롯해 중국에서 생산 되는 여러 자동차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가 이날 방문한 곳은 경기 성남에 위치한 유라코퍼레이션으로, 최근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의 생산 리스크로 주목 받았던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곳이다. 신종 코로나와 춘제 연휴 연장 등으로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중국 현지 생산품을 한국으로 들여오지 못했다.
정 총리는 “자동차 산업은 경제와 일자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협력사는 물론 지역 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이런 판단 하에 정부는 자동차 생산의 정상화를 위해 대내외 모두에서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가장 시급한 일은 중국 현지생산을 조기에 재가동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주중대사관, 코트라, 지역영사관 등 모든 협력채널을 총동원해서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총리“52시간 이상 근로 불가피하면 신속 조치”
또 정 총리는 국내 차 업계의 애간장을 타게 했던 와이어링 하네스가 현지에서 제한적이나마 생산이 재개돼 이날 일부 한국으로 도착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앞으로도 수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정부는 중국에서 부품이 생산되면 국내로 빠르게 반입되도록 통관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현지에서도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복귀해서 공장가동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위생방역에 철저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또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경영안정자금을 우선 지원하고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총리는 “52시간 이상 연장근로가 불가피하면 특별연장근로도 신속하게 검토해서 조치하겠다”며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중국 외 제3국 부품공장에서 생산된 대체품이 신속 통관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엄병윤 유라코퍼레이션 회장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로, 특히 중국 정부도 저희 회사에 협조를 많이 해서 조업중단이란 악몽에서 벗어나 가동을 시작하고 곧 안정가동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