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 지역구 후보로 도전한다”며 “대한민국에는 제가 북한인권과 북핵문제의 증인이었듯이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진정한 통일을 이뤄내는 역할을 감히 맡아보고자 한다”고도 했다.
이날 태 전 공사는 “4년 전 2016년 여름,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동토의 땅으로부터 대한민국으로 건너올 때 제가 꿈꾸던 것은 단지 자유뿐”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보니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철저하게 보장하는 대한민국의 자유체제가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왜 북녘 땅의 우리 형제자매들은 이런 소중한 자유를 함께 누릴 수 없는가 생각해봤다”며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전략과 의도를 알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대한민국과 한민족공동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북한체제와 정권에 대한 이해 경험 예측 능력”이라며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진보세력은 통일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며 “통일에 대한 엇갈린 관점과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지금까지처럼 남남 갈등에 빠져있으면 우리는 영원히 분단국가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자유를 찾아 북에서 갓 넘어온 새내기 대한민국 국민도 헌법기관 국회의원으로서 당당히 그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드리겠다”며 “제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좌절감이 어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큰 것은 북한에서 여기로 내려온 청년들이 범죄자냐 아니냐에 앞서,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큰 좌절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강원도 삼척으로 내려온 북한 어부 2명을 7일 판문점을 통해 북측으로 추방하면서 ‘강제 북송’논란이 일었다. 추방 사실은 공개브리핑이 아닌 언론에 우연히 찍힌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