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공소장 국회 제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과 제안’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놓고 “그간 국회의원이 단독으로 국회증언감정법 등을 근거로 정부 부처 등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정부 부처는 이러한 요구에 응해 왔다”며 “이 관행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으나 국회법 등이 정한 절차에 충실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에는 대표적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추 장관의 공소장 공개 거부에 대해 “법무부가 명분으로 내세운 ‘개인의 명예 및 사생활 보호’는 궁색하기 그지없다”며 비판했다. 진보진영까지 연달아 이번 사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추 장관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변은 “법무부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공소장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헌법적 평가가 요구된다”며 “피고인의 방어권과 개인정보보호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국회의 기능을 고려해 정당성 여부가 논의돼야 하고 정당하다면 시기와 범위, 절차 등도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변은 “현실에서 법무부의 공소장 제출 문제가 인권을 위한 제도개선의 관점보다 정치적인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법무부 역시 해당 사안의 엄중함에 비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는 공소장 제출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건에 대한 공소장 제출 요구에 공소 요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논란이 일자 사후에 제도 개선 차원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며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추 장관의 행보가 사안을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현 변호사는 “추 장관의 공소장 비공개 방침은 검찰을 물론 국민으로부터도 명분을 상실한 것”이라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라며 장관의 권한을 내세우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