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들이 투자회수(엑시트)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지난해 끝낸 것으로 확인됐다. 3대 기획사를 제치고 ‘엔터 대장주’에 올라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금 회수를 눈 앞에 둔 벤처캐피탈(VC)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해 11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11만주가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회사가 발행한 RCPS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빅히트 RCPS에 투자한 주주들이 기업공개(IPO)에 착수하기 전 주식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VC는 일정한 이자를 붙여서 채권처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RCPS에 투자하는 데, 투자기업이 IPO를 할 땐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수익을 실현한다.
투자자들의 요청대로 지분 변경 작업을 마무리한 빅히트는 그 직후인 지난 1월 국내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빅히트의 RCPS는 LB인베스트먼트와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LB인베스트먼트는 LB글로벌차이나펀드와 코에프씨-LB펀드를 통해 4만2,000주(12.16%)를, 웰블링크는 18만주(10.19%)를 갖고 있다. 약 22만주다.
지난해 말 전환된 주식 수를 고려하면 이들 투자자 모두 보통주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요청한 전환 물량은 약 11만 3,900주다. 전환비율은 RCPS 1주당 보통주 1주다. 이로 지난해 6월 156만주였던 빅히트의 보통주는 지난해 11월 약 167만주로 늘었다.
투자업계의 관심은 빅히트 투자자들이 이번 IPO로 얼마나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4조원 내외지만, BTS가 세계적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데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이 크게 성장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빅히트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900억원과 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95%, 17%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미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알펜루트자산운용 외에 투자자들이 추가로 보통주를 확보하면서 빅히트가 투자자에게 구주 매출의 기회를 제공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보호예수기간 만료 후 지분을 장내 처분할 수도 있다. 현재 기준 재무적투자자(FI)의 보통주 지분율은 20% 수준으로 신주 발행 시 지분율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희·김기정 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