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항공해운·관광·수출대책을 마련하고 종합 패키지 대책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부작용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데 일단 거리를 뒀다. 홍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동차 업계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항공해운과 관광·수출 지원 분야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해 다음주 관련 대책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성장률 조정 가능성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외국인 관광객이나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아직 (피해 정도를) 수치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말 설정한 성장률 목표치(2.4%)를 조정할 적절한 단계가 아니며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메르스 때와 비교해 지나치게 소비가 위축된 감이 있다”며 “오프라인 소비가 많이 줄었지만 온라인 소비는 굉장히 늘어 그 파급 영향을 비교해볼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소비진작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중국 경제와의 높은 연관성과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 있게 관리해나가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금리 인하까지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금리를 내린 전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때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기에 들어섰을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 단계에 있다”며 “2015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손철·조지원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