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분양전환과 관련해 LH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다. 정부, LH와 분양전환가 조율이 실패한 채 분양전환 시점이 도래하자 결국 법정으로 사건을 가져가는 것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소형 단지인 판교 산운마을 11·12단지와 봇들마을 3단지 주민들은 지난 주말 집단소송 추진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분양전환가를 낮출 수 있는 약관 무효, 채무 부존재,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민사소송 및 행정소송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집단소송을 맡을 로펌을 선정하기 위해 경쟁 프레젠테이션(발표)을 실시했다.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을 필두로 여러 로펌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김동령 임대아파트연합회 회장은 “오늘까지 투표받아 집계한다”며 “내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10년 공공임대 입주민들이 집단소송 절차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교의 경우 2009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기에 현재 분양전환 시점이 속속 도래하는 형편이다. 입주민들에게는 분양 우선권을 준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의 분양전환가 산정 방식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분양전환 시점의 시세에 따른 감정평가액으로 분양가를 산정해서다. 판교 아파트 분양가는 2009년 당시 3.3㎡당 평균 1,601만원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3,300여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입주민들은 이 시세로는 사실상 우선권이 박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입주민들은 건설원가와 현재 시세 감정평가액의 평균인 ‘5년 임대방식’이나 ‘분양가 상한제(건설원가+기업이윤)’를 적용해달라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난색을 표해왔다. 이에 판교 10년 공공임대 입주민들은 당장 닥쳐온 분양전환을 중단시키고 있는 상태다. 앞서 산운 8·9단지는 법원에 분양전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걸어 인용 받고 본안소송에 들어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집단소송이 10년 공공임대 단지 중 처음으로 진행되는 만큼 ‘세기의 소송’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 단지는 전국에 공급된 10년 공공임대 11만4,000여가구 중 입주가 가장 빨랐다. 또한 세 단지의 소송가액만도 몇천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입주민들에게 10년 동안 살았다는 명분이 있기에 해볼만한 소송”이라며 “이번에 선정되는 로펌은 다른 단지의 소송도 선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