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최대한 빨리 접촉자를 찾아내 치료하기 위해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역에서 의료 시설 및 의료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군 등 공공 인력 투입과 자가 격리 지원을 위한 임시 보호시설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은 정부 계획을 밝혔다. 정 총리는 회의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대응 한 달이 지난 현재, 비상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누적 환자가 백 명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정부와 지자체, 국민, 의료계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상황변화에 맞춰 정부 대응방향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 왔다하면, 앞으로는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는 식으로 감염병 대응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총리가 매주 일요일 주재하는 장관급 회의를 더 확대해 장관·시도지사와 함께 주 3회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또 지자체에 구성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역할을 강화해 코로나19 극복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지역내 공공병원, 민간병원 등 의료자원을 꼼꼼히 점검하고,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자원을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총리는 “최대한 빨리 접촉자를 찾아내고, 확진자를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군 의료인력 등 공공인력 투입, 자가격리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임시 보호시설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신천지교회·청도 대남병원 집단감염
정부가 이처럼 대구·청도 지역에 대한 특별관리 및 지원을 결정한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태 시작 한 달 만에 1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6명이 추가 발생해 확진자는 총 107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사이에 53명이 증가한 것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와 이들이 다녀간 경북 청도에서 집중 발병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환자는 첫 확진자인 31번을 포함해 총 43명, 청도 대남병원에서 감염 된 환자는 15명이다. 이 중 20년간 입원해 있던 남성(63세)가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 또 전북과 광주, 제주도는 이날 각각 환자 1명이 추가로 발생했는데 이들 역시 대구와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중 대구를 다녀 간 장병도 포함되면서 군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는 전 장병의 외출·외박·휴가·면회 등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또 대구·경북 청도 집단 감염 사태로 한국의 확진자 수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가장 많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