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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영화관 100석 중 3석만 팔린다

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나온 광주 번화가 동구 금남로에 자리한 극장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나온 광주 번화가 동구 금남로에 자리한 극장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극장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하루 극장 관객이 16년 만에 처음 8만 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최대 위기에 처했다. 연간 극장 매출은 우리나라 전체 영화 매출의 76%를 차지하는데, 극장이 흔들리면 영화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4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7만7,071명으로, 2004년 5월 31일의 6만 7,973명 이후 가장 낮다. 2010년대 들어 10만명을 넘지 못한 날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4월 5일도 9만 4,906명으로 10만 명을 넘지 못했다.


극장 박스오피스 순위 자체도 무의미해졌다. 1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들’은 전날 2만 2,911명을 불러모았고, 개봉 6일 차에 1위 자리를 차지했으나 누적 관객은 아직 40만명 이하다.

2위와 3위에 오른 ‘1917’과 ‘정직한 후보’도 각각 2만명을 밑돌았고, ‘작은 아씨들’, ‘클로젯’, ‘기생충’등 나머지 10위권 작품도 각각 1만명에 못미친다.


상위 10위권 작품의 평균 좌석은 판매율도 3.5%로, 영화에 배정된 좌석 100석 중 3석 정도만 팔리는 실정이다. 극장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사냥의 시간’,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기생충’ 흑백판, ‘콜’ 등 개봉 예정작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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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극장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고, 상영 회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 지역 상영관은 상영 회차를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현재 대구 일부 지역에서 시간 단축 운영을 하고 있다”며 “관객이 적은 이른 아침 시간 상영을 뒤로 옮기고 심야 시간 상영을 앞으로 당겼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임원 임금 20%를 자진 반납하고, 직원들에게는 무급휴가를 권고 중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영화 산업 전체에 충격파가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관객의 영화관람 패턴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우려하는 목소리다.

극장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집에서 나오지 않는 패턴이 굳어지면 극장에도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극장 관람을 기피하고, 안방에서 VOD(주문형비디오)나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등을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여가생활로 정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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