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전국을 뒤엎는 가운데 일부 유튜버와 BJ들이 사회적 혼란을 틈타 몰상식한 행동을 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상식 밖의 행동으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거나 공포 마케팅을 통해 상품 판매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25일 인터넷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아프리카TV의 한 BJ는 자신의 채널에 ‘코로나의 성지, 청도대남병원을 간다’는 제목의 방송 예고 공지를 올렸다. 청도대남병원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촬영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에도 해당 BJ는 방송을 강행했다. 대남병원에 도착한 BJ는 현장기자들에게 말을 거는가 하면 시청자들에게 별풍선 1만개를 걸고 ‘병원 문 핥기’ 미션 등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일부 시청자는 ‘무균실에서 담배를 피우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방송을 중단했고, 방송화면이 캡처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다시보기 영상도 삭제된 상태다.
유튜브 채널의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코로나19 환자를 사칭하는 몰지각한 유튜버들도 있다. 지난달 29일 동대구역광장에서는 방진복을 입은 20대 남성 2명이 환자를 가장한 또 다른 일행을 쫓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코로나19 환자의 탈주극으로 오해하고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이들의 행각은 결국 몰래카메라로 드러났다. 이들 일행 4명은 17일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30일에도 부산 지하철 안에서 20대 유튜버가 자신이 “중국 우한에서 온 폐렴 환자”라며 코로나19 환자 행세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유명해지고 싶어 환자 행세를 한 영상을 올렸다”고 진술한 그는 전혀 반성의 기미도 없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경찰은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밖에도 일부 유튜버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대구 시내를 활보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한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와 유튜브에서는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물품을 허위·과장광고해 판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유튜버 채널 운영자는 ‘특정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완치약’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유튜버는 지난달 말부터 유튜브가 코로나19 관련 영상의 광고 수익화를 금지하자 영상 제작을 위한 본인의 후원계좌를 알리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 혼란을 틈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반사회적 행위”라며 “이러한 행위에 보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