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델타 또 매입?...'씨마르는 한진칼株' 확보戰

외국인 72만주 등 연일 사들여

거래가능 주식비중 10%대로 뚝

한진칼 장중 한때 26%까지 올라

KCGI도 실탄장전...힘싸움 격화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한진(002320)그룹의 지주사 한진칼(180640) 주식을 주요 주주들이 경쟁적으로 매입하면서 장내 거래가 가능한 유동 주식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졌다. 델타항공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주주가 연일 지분을 매집하고 KCGI와 반도건설까지 수천억원의 실탄을 장전했다는 이야기가 투심을 자극하면서 너도나도 매수에 나선 것이 이유다. 앞으로 남은 10%대 지분을 두고 주요 주주 간 힘 싸움에 주가가 급등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한진칼 주식을 또 대량 매수했다.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25일 11만2,668주 △26일 45만7,637주 등 57만주 넘게 매입했다. 지분율로 하면 0.9% 정도다. CS 창구를 통해서도 0.3%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다. 한진칼 주요 주주인 델타항공은 그전에도 골드만과 CS 창구를 통해 지분 매집에 나선 만큼 이번에도 델타항공이라는 분석이 많다. 델타항공이라면 지분율은 12%대까지 늘어난다.


조원태 회장 세력과 이에 맞서는 KCGI 등의 지분확보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한진칼의 유동주식은 빠르게 줄고 있다. 유동주식은 발행주식에서 최대주주 지분 등 장내 유통이 제한된 주식을 제외한 거래 가능 주식을 말한다. 현재 한진칼의 주주 구성은 조 회장과 특수관계자들, 델타항공과 카카오 등이 39.25%를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6.65%다. 국민연금(2.9%)까지 포함하면 78.8%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의 지지세력으로 보이는 외국인 주주가 이틀 연속 골드만삭스와 CS를 통해 한진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유동주식이 줄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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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한진칼의 유동주식 수를 10%대로 보고 있다. 주요 주주들을 제외하고 일부 기관투자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을 넉넉잡아 5% 전후라고 보면 한진칼의 유동주식은 15% 수준이다. 한진칼 지분 1%(59만1,704주)는 이날 종가 6만원으로 계산하면 355억원이다. 15%는 5,320억원 정도다. 앞서 행동주의 펀드 KCGI가 1,000억원을 목표로 펀드를 조성 중이라고 밝혔고 유안타증권은 주요 주주인 반도건설이 자회사 등을 통해 최대 1조원을 어렵지 않게 동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분경쟁이 거세질수록 유통물량은 줄게 돼 물량 확보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틀간의 한진칼 매수주체가 델타가 맞을 경우 조 회장 우군 이외의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진칼은 정관상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 제한이 없다. 국내 항공안전법 및 항공사업법상에는 해외자본이 국내 항공사 인수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지만 한진칼은 항공사가 아닌 대한항공(003490)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이론적으로는 한진칼 1대 주주와 경합할 정도의 지분은 매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델타가 추가로 지분을 계속 매집해 조현아 연합이 지분율을 무기로 주총에서 목소리를 더 키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편 유통 물량이 줄면서 한진칼 주가는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진칼은 전일 대비 16.5% 상승한 6만원에 마감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6만원을 넘어선 것은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다. 총 거래량도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약 780만주를 기록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26% 오른 6만5,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동 주식 물량이 줄어들면 특정 세력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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