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이 어려우면 멀리 보고 결정해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 이하로 하락한 주가 수준은 긴 흐름에서 본다면,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는 곧 기회이고 지나고 나면 이번에도 좋은 투자기회’일 수도 있다. 언제쯤이나 반등이 나올 수 있을까. 아니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상반기에는 주식시장의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인가. 고민이 커지는 시기이다.
당장 이번 주부터 나오는 국내와 중국, 미국의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되어 상당히 부진한 수치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 아니라 향후의 상황을 가늠하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도 현재의 검사자 수의 확대 추세를 반영하면 앞으로 보름 정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일본이나 유럽, 미국에서도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이 당분간 제대로 된 반등이 나오기보다는 발표되는 악재에 따라서 변동성이 커지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주요 국가의 경기부양책 역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하여 종합적인 경기부양에 들어갔다. 중국내 근로자들의 업무복귀가 확대되는 3월 이후로는 제조업 가동률과 인프라 투자 등의 회복 속도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도 확진자 수 확대가 향후 20일, 길게 보면 30일 전후로 하락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국 연준에서도 곧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긴급성명을 발표하는 등 경기부양정책이 예상된다.
단기적인 경기침체의 공포와 이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들도 중요하지만, 좀 더 멀리 본다면 4차산업의 장기적인 큰 흐름을 보아야 한다. 온라인·모바일 생태계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로봇들의 역할이나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중국의 유통업체들은 반도체 사재기를 시작했다는 업계의 이야기도 들린다.
역발상 투자의 대가였던 존 템플턴 경은 평소에 사고 싶었던 주식의 이름을 자신의 책상 명패 뒷면에 붙여두고 위기에 싼 가격에 투자했다고 한다. 멀리 보고 투자한다면 그런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