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지난달 신도들에게 보낸 특별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경기도 신천지 가평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막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면목이 없다”며 두 차례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당초 평화의 궁전 내 지하 강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경기도가 코로나19 추가 감염을 우려해 이를 불허하면서 평화의 궁전 입구 야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과 신천지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이 대거 몰려 일대에 경찰 병력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이러한 일들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잘못을 우리 자신도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부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서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총회장은 또 “우리 성도들은 자녀와 같은 존재다. 이러한 병이 도는 것을 어느 누가 보고만 있겠느냐”며 “내 교회 사람이 맞다 아니다를 넘어서 모두가 협조해 꼭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령인 이 총회장은 다소 어눌한 말투를 보여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 총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데 연락이 와서 검사를 받았고 음성이라고 하는데 음성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지난달 29일 글로리아 국제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가평=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