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호출서비스 업체 우버의 운전기사를 자영업자가 아닌 회사에 소속된 종업원으로 봐야 한다는 프랑스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에 해당하는 프랑스 파기법원(Cour de Cassation)은 이날 우버 운전기사가 자영업자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서 종업원으로 본 항소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은 우버 운전기사들이 독자적인 고객을 갖거나 스스로 가격을 정할 수 없는 만큼 회사에 종속된 관계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우버의 디지털플랫폼에 접속할 때 운전기사와 회사 간에는 종속관계가 구축된다”면서 “이에 따라 운전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닌 종업원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판결이 프리랜서 운전기사들에게 의존해온 공유택시·배달대행 같은 이른바 ‘긱이코노미(gig economy)’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우버 같은 긱이코노미 종사자들이 자영업자인지 종업원인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우버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독립계약자(자영업자)의 조건을 강화하는 ‘AB5법’을 제정해 우버 드라이버를 직원으로 볼 여지를 확대했다.
이번 판결로 다른 우버 운전기사들도 종업원 지위 확인을 위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또 우버가 프랑스의 복지 시스템 재원 마련을 위해 다양한 세금을 내야 하는 한편 기사들의 휴일근무수당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버는 성명에서 “운전기사들은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버 앱을 원한다”면서 “이번 판결은 운전기사들이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는 이유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또 법원 판결이 다른 모든 운전기사의 지위 변경으로 자동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