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두 보수진영 잠룡을 일거에 컷오프(공천배제)한 뒤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4·15총선에 통합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컷오프된 경남 양산을에 무소속 출마, 당초 희망했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무소속 출마, 불출마 등 총 세 가지인데 불출마는 사실상 정계 은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정치권은 그의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다음주 초에 탈당한 뒤 고향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나동연을 설득해 추가 공모에 응하게 하면 컷오프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주겠다고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을 때 나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의 경남 양산을 공천에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추가 공모에 참여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국회의장이던 시절 장기간 대립했던 과거를 언급하면서 “그때의 사감으로 나를 공천 배제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과전화까지 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줘 나는 해소된 것으로 알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라면서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는 이미 뜻을 정했다. 그는 8일 거창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총선 무소속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탈당 시점은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다음주 초에 탈당할 것”이라며 “살아 돌아가서 이번 결정(컷오프)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웬만하면 살려서 총선 승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감정적인 공천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측에서는 황 대표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두 경쟁자를 쳐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공관위는 이런 주장과 비판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홍 전 대표의 비난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모른다. 그런 것을 볼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