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기 대통령 지지율이 출렁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 존재감이 부각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신천지에 대한 ‘강경 대응’ 전면에 선 이 지사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마저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에 따르면 이 지사는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에서 13.4%를 기록하며 황 대표(12.0%)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이 위원장의 지지율이 26.9%로 여전히 큰 격차로 1위를 사수하고 있으나 뒤를 잇는 잠룡들의 지지율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대구 의료봉사에 나서며 정치권 복귀 이후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의사 출신’ 안 대표 역시 5.7%로 4위를 기록해 코로나19 가 대선 지지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사태에 지친 중도층의 민심을 사로 잡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5.5%로 안 대표의 뒤를 이었다. 반면 유시민 작가(2.6%), 박원순 서울시장(2.2%) 등 범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큰 변동 없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가 대선 후보 2위로 급부상한 것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신천지에 대한 강경 대응이 민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특히 정의당 지지층에서 매우 높게(33.7%) 나타났는데 이는 민주당을 제외한 범여권에서 ‘진보 정권 대체재’로서 이 지사를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경기도 과천에서 신천지 신도 1만여명이 모여 예배를 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5일 신천지 과천본부를 긴급 강제조사하며 신도 명단을 확보했다. 2일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체 체취를 거부하자 이 지사가 직접 경기 가평에 있는 신천지 연수원으로 출동했다. 7일에는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이 지사는 연일 신천지와 관련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반면 4·15총선에서 ‘종로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 황 대표는 1위인 이 위원장과 지지율 차가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며 힘든 싸움이 예고된다. 이 위원장은 진보성향 유권자 43.6%뿐만 아니라 보수 유권자로부터 10.6%의 지지를 받았다.
황 대표의경우 보수 지지율은 28.8%를 기록했지만 진보 지지율은 4.0%에 그쳤다. 이 위원장에 비해 이념성향이 다른 진영에서 ‘확장성’이 아직까지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60대 이상, 대구·경북, 이념성향 보수층, 미래통합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이 위원장(32.1%), 황 대표(12.6%)의 지지율이 세 배 가량 차이가 났다. 대선 지지율과 지역구 선거를 동일시할 수는 없으나 종로에서 황 대표의 고전이 예측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보수의 중심’ 대구·경북(TK)에서는 이 위원장이 20.9%, 황 대표가 22.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이 위원장이 범보수 진영 및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청년 및 중도의 민심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29세 연령층에서는 차기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8.1%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셀 가중)으로이번 조사는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셀 가중)으로 2020년 3월 5~6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응답률 26.1%)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100%)로 실시됐다. 피조사자 선정방법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홍우·김인엽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