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4.15 설문]정책대안 제시 못해...'야당심판론' 무게

■ 내일 투표하면 여당 승리

코로나 사태 등 불구 野에 더 실망

통합당 22.9%로 與와 15%P 격차

국민의당·자유공화당은 1%대 그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등을 돌리지 않았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95% 신뢰 수준, 오차범위 ±3.1% 포인트)

조사에 응한 국민들은 당장 투표를 하면 38.8%가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은 22.9%에 불과했다. 거대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5.9%포인트로 오차범위를 5배 웃돈다. 정의당(3.8%)과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1.7%), 자유공화당(1.6%)이 뒤를 이었고 바른미래당이 호남지역 정당과 손을 잡은 민생당은 지지율이 0.1%에 그쳤다.


눈여겨볼 것은 핵심지지층의 투표 성향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진보성향의 30~40대에서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를 받고 있다. 통합당은 50대 이상이 주요 지지층이다. 응답자 가운데 40대는 51%, 30대는 45.8%, 50대는 45.7%가 민주당 후보를 택했다. 이에 반해 통합당의 경우 60대 이상(41%)과 50대(20.8%)의 지지율을 제외하면 30대(15.5%), 40대(14.2%), 18~29세(14.0%)의 지지율은 평균(22.9%)을 크게 밑돌았다. 민주당에 투표 의향(반드시 투표, 가능하면 투표)이 있는 비율도 72.8%로 통합당(36.3%)의 두 배에 달했다.

더욱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직종의 국민들이 당장 투표소로 가면 민주당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은 민주당 44.9%, 통합당 20.2%였고 경기·인천은 각각 38.1%, 2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전·세종·충청(민주당 33.5%, 통합당 29.3%)과 부산·울산·경남(29.8%, 29.6%)은 오차범위 내외의 접전을 벌였다.


특히 양당은 텃밭에서도 평가가 달랐다.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의 60.9%가 민주당을 택한 데 반해 대구·경북(TK)은 36.7%에 그쳤다. TK 지역에서 ‘무응답·없다’라고 답한 비율은 29.6%로 3분의1에 달했다. 직업별로는 민주당이 농림어업(43.2%), 자영업(38.8%), 생산직(블루칼라·48.3%), 사무직(화이트칼라·46.2%)에서 각각 31.2%, 24.9%, 22.4%, 15.9%를 얻은 통합당을 압도했다.



통합당이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총선을 준비하지만 정작 여론조사는 ‘야당 심판론’에 무게가 실렸다. ‘가장 큰 실망을 준 정당’은 미래통합당이 39.1%로 민주당(31.3%)보다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권 인사들의 비리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 상황에서도 야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투쟁과 심판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국민들이 받아들일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기대심리를 높이는 데 상당히 부족했다”며 “민부론(경제)과 민평론(외교)을 내놨지만 후속 조치가 없어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탄핵의 강’을 건넜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과거 자유한국당의 강경한 모습, 수구적인 모습을 벗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탄핵의 기억 때문에 중도성향 유권자가 통합당으로 잘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도 중도성향의 유권자 30.8%가 민주당을, 통합당은 22.4%에 불과했다.

통합당이 열세라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국당은 정당득표율에서 지역구를 뺀 의석의 반을 배분하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30석)를 노리고 지역구 의석이 현재 3석인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출범했다. 이번 조사로만 따지면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를 한 석도 가져가지 못하고 한국당은 약 21석을 가져간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도 민주당이 정의당 등과 연대하면 무력화된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 수도 없고 만든다고 해서 지역구에서 역풍이 불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셀 가중)으로 2020년 3월 5~6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응답률 26.1%)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100%)로 실시됐다. 피조사자 선정방법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구경우·김인엽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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