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타다금지법發 후폭풍…드라이버도 이용자도 '혼돈'

VCNC 신입직원 채용취소 통보

기사들 비상대책위 꾸려 갈등 예고

"이용자 아랑곳않고 택시 눈치만"

소비자들 "법 철회" 국민청원도

타다는 '대통령 거부권' 호소나서

‘타다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쏘카 측이 베이직 서비스 운영 중단 계획을 발표하자 드라이버들이 9일 이에 반대하는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타다 차량이 여의도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타다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쏘카 측이 베이직 서비스 운영 중단 계획을 발표하자 드라이버들이 9일 이에 반대하는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타다 차량이 여의도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충격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타다’ 서비스를 애용했던 이용자들이 아쉬움을 표하는 가운데 타다 운영사와 드라이버들은 인력 감축을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인 VCNC는 이번 주부터 출근 예정이었던 신입 직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타다 관계자는 “법안 통과로 신규 인력 채용이 불가능해졌다”며 “기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인력도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타다 측은 6일 법안이 통과되자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어플리케이션 내 공지사항을 통해 11인승 승합차를 기반으로 하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알린 상태다.


이에 타다 협력업체 소속 기사들도 불안함을 내비치고 있다. 타다 기사 중 20% 가량을 공급하는 ‘버틀러’의 이근우 대표는 “타다 베이직이 종료되는 상황이고 에어(공항 운송)나 프라이빗(사전 예약)도 운영이 가능할지 미지수라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슈가 지나가면 에어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도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소속 기사들의 의사에 따라 하루 200~250명의 기사를 (타다 운행에) 투입하고 있었는데, 타다금지법 통과에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자구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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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소속 기사들은 ‘타다 서비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여객법 개정안 시행 유예기간이 1년 6개월 남았고, 국토교통부가 기여금 등 운영 조건상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음에도 사업을 접는 건 사업주의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교현 타다 드라이버 비대위원은 “감차, 인력 감축 등 실제로 기사들의 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 책임자는 이재웅 쏘카 대표”라며 “이 대표가 정말 혁신가라면 일방적으로 사업을 종료할 것이 아니라 1만 2,000명 드라이버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타다 드라이버 대다수는 용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일하는 프리랜서(개인 사업자)로 고용노동부의 근로자성 판단이 또 다른 쟁점이다.

172만명에 달하는 타다 이용자들 역시 서비스 종료에 당황스럽다는 반응 일색이다. 회사원 김모(30)씨는 타다금지법 통과에 대해 “국민과 소비자는 아랑곳하지 않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총선 표놀이’였다”며 “스타트업이나 모빌리티 어느 쪽의 전문가도 아닌 국회의원들이 법사위에서 택시기사들의 눈치만 보는 모습은 너무나도 한심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27)씨 역시 “늦은 밤 귀가할 때 기분 상할 일 없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타다였는데 소비자의 선택지는 안중에도 없는 거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타다금지법을 철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3,6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타다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이재욱 쏘카 대표와 박재욱 타다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위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며 호소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 사안인 만큼 문 대통령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의 타협을 통해서 통과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법안의 하위규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지현·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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