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준비단장으로 재직하며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돼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남기명 단장이 결국 사외이사 직을 포기하기로 했다.
남 단장은 10일 공수처 설립준비단 자문위원회 첫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으로서의 책무를 흔들림 없이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단장 재직 중에는 단장 외 어떠한 공·사의 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 단장은 다만 “하나은행 사외이사 영입은 비상근 명예직인 준비단장 위촉 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라며 “단장의 업무는 공수처 조직·인력 구성과 청사 마련 등 공수처 설립준비를 위한 것이므로 은행 업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법제처장 출신인 남 단장은 지난 2월6일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으로 위촉됐다. 문제는 취임 한 달도 안돼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추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남 단장은 현재 공무원 신분이 아닌 만큼 겸직 제한에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검찰·사법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른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이 시중은행에 따로 자리를 얻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남 단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남 단장은 오는 19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었다.
남 단장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여달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해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