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의 정책 방향이 큰 틀에서는 옳지만 세부적인 것에서 미숙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민간 영역에서 수혈된 저 같은 사람이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대표이사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세종갑 지역구 공천을 받은 홍성국 후보는 1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출산장려 정책으로 각 구청마다 서로 다른 금액으로 출산보조금을 지급한다. 지자체별로 금액도 다르고, 부모가 보조금을 위해 출산하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개정안은 K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최대주주가 공정거래법 등 3개 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주주가 될 수 없는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여전히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야 한다는 명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인터넷은행이 규모를 확대해도 투자은행까지 확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가진 인터넷은행이 성장할수록 기존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줄어 은행의 효율화를 촉진할 수 있다”면서 “금리 경쟁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장점도 많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민주당이 간과하는 부분을 찾아내 조명하는 것이 민주당이 저에게 기대하는 역할이자 제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며 “지난 30년간 매일 새벽 전 세계 경제지표와 자금 동향을 살피면서 얻은 노하우와 지식·경험을 이 같은 일에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경제 문제를 진보와 보수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무의미한 만큼 핀셋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과거와 같은 양극단의 이데올로기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상황에 필요한 보수와 진보의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며 “좌파 지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복지를 확대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지난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이를 예고했을 정도로 경제 전문가다. 증권사 말단 사원에서 출발해 리서치센터장과 증권사 대표이사까지 지낸 그가 정치권에 발을 내딛게 된 계기는 명료했다. 홍 후보는 “경제와 정치는 통섭적인 시각에서 보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정치와 국제경제에 영향을 받는 만큼 민간 섹터의 경제 전문가가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이를 위해 유세활동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계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유세활동 기간의 대략적인 자금지출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정치를 하려면 수십억원을 선거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유세 기간 동안 매일매일 지출을 공개하면 민간 영역에서 더 많은 전문가들이 정치에 참여할 것이고, 경제계가 풀지 못한 문제를 법 개정을 통해 풀어나가는 데 동참할 것이다. 바위에 부딪히는 계란이 되더라도 부서지는 계란이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 후보는 전 세계가 공급과잉으로 인해 앞으로 수축사회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팽창사회에서 수축사회로 진행될수록 부의 양극화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국 정부가 복지정책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면서 “국내 보수진영은 낙수효과를 주장하고 진보는 분수효과를 위한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방향성만 놓고 보면 미국·일본만 놓고 봐도 소득주도 성장이 옳다고 본다. 다만 우리의 경우 속도조절에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공천을 받은 지역구인 세종갑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교육 중심의 세종시 △환경 개선 강화 △소프트웨 산업 육성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스마트시티화 추진 등의 복안을 갖고 있다. 홍 후보는 “세종은 기존 신도시와 다르게 문화와 교육 환경이 열악한 만큼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다른 신도시와 차별화해야 한다”면서 “세종이 중국발 미세먼지 등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 만큼 대기질 개선을 위한 자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세종시가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기반이 필요한 만큼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세종에 한국판 우븐(woven)시티 건설을 위해 민간 기업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븐시티는 도요타가 내년에 착공하겠다고 발표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시티로,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도시다. 홍 후보는 “수도권 집중화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은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새로운 자족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세종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된 후 다시 정착하게 만든다면 세종은 행정중심도시가 아니라 자족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