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EU는 여행 금지를 부과한 미국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협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적인 위기로 어떠한 대륙에 국한되지 않으며 일방적인 조치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EU는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유럽 국가에 대한 한시적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일부 동맹국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접촉했다고 언급했지만 EU 측은 이를 반박한 것이다. 미국 CNN방송은 이번 조처의 사전징후가 전혀 없었다는 유럽 외교관의 반응을 전하면서 “유럽 각국이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U는 이번 조치로 받게 될 유럽의 경제적 타격도 우려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행 금지에 따라 우리는 오늘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며 “경제적 차질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감염자 수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앞서 미국으로부터 입국금지를 당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2일 기사에서 미국이 이미 중국과 이란을 입국금지 대상에 올렸다고 지적하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오만하게 남탓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김기혁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