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삼영무역 극단적 저평가…주주명부 공개해 공정 대결 해야”

임성윤 美돌턴 시니어 애널리스트 인터뷰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기본적 주주권 무시”

박동흠 회계사 등 감사 선임 주주제안…표대결 예고

“현금성 자산·순이익 대비 낮은 주가 개선 해야”

임성윤 미국 돌턴인베스트먼트 연구원임성윤 미국 돌턴인베스트먼트 연구원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가 국내 안경렌즈 시장 1위 업체 삼영무역(002810)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명부 공개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삼영무역은 돌턴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감사 후보 추천 제안을 받아들여 이번 정기 추종에서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13일 임성윤 돌턴인베스트먼트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서울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는 가장 기본적인 주주권 행사임에도 회사가 이를 위해 노력하지 않아 시일이 촉박해 가처분 신청했다”며 “주주명부를 공개해 정기 주총에서 공정하게 표 대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10일부터 삼영무역에 수차례 감사 제안과 더불어 주주명부 열람 청구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주주명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삼영무역의 주주총회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임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주주제안을 받아드리면서도 주주 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점은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삼영무역은 돌턴이 추천한 2명의 감사 후보를 포함한 선임 안건을 이번 주총에 상정했다. 돌턴은 조성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감사와 베스트셀러 저자인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를 감사 후보자로 제안한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삼영무역은 돌턴의 감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상근감사 자리를 없애고 감사위원회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삼영무역의 주주 구성은 현재 외국인 주주가 약 20%, 국내 기관투자자가 15%, 개인주주 15%를 보유한 것으로 보여 표 대결이 가능하다.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은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감사 선임은 더 치열할 수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돌턴 입장에선 겨뤄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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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턴은 지난 10일 ‘의결권 대리 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를 포함한 참고서류를 공시했고 오늘(13일)부터 의결권 위임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돌턴은 삼영무역의 주주 환원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안경렌즈 1위 업체 에실로와 함께 세운 조인트벤처(JV) 에실로코리아는 연간 500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대부분 배당하고 있다. JV 파트너인 에실로는 주주환원을 하고 있지만 삼영무역은 그 돈을 쌓아만 놓고 있다는 것이다.

삼영무역은 1,800억원 규모 순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토지 가치는 약 700억원에 이른다. 회사도 매년 3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2,400억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임 애널리스트는 “좋은 회사임에도 체계적이고 명확한 자본정책이 없어 회사가 이같이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주 가치 증대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 환원책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감사 후보를 제안한 가장 큰 목표라는 입장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ESG(환경,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투자를 지향하고 있어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등에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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