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공천을 주도했던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당내 극심한 반발에 결국 사퇴했다. 사사로운 인사를 공천했다는 논란에 “일일이 대응 안 한다”고 했지만 친여 성향의 젊은 인사를 텃밭 강남에 내린 것을 두고 큰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떠났다. 방파제인 김 위원장이 떠나면서 다음 주 출범할 선거대책위원회가 최고위원회를 통해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몇몇 인사의 공천 조정을 요청할 여지는 더 커졌다.
김 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사태에 책임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마웠다”며 사퇴했다. 전날까지 김 위원장은 공천혁신을 위해 공관위가 노력한 것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강남을), 황보승희(부산 중·영도구) 등을 공천했다는 사천 논란에 대해서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핀란드 순방에 동행하고 지지하는 글들을 올린 김미균 시지온 대표을 청년인재로 강남병에 공천한 것이 큰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은 용퇴를 결심했다. 지난 1월 23일 공관위가 출범한 지 51일 만이다. 공관위는 이석연 부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김 위원장이 떠나면서 공천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 등 최고위원회는 전날 공관위에 공천 재조정을 신청했지만 공관위는 그 중 2곳(인천 연수을·대구 달서갑)만 받아들였다.
특히 통합당이 추대하려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일부 공천에 대해 강하게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공천을 비판하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소속 대구 출마를 선택하자 이날 곽대훈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발표하는 등 대구·경북(TK)를 중심으로 무소속 벨트가 생길 조짐이다. 공천한 인사의 경쟁력이 현저히 의문이 가는 지역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내 지배적인 시각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부산 지역에서 불출마한 한 의원이 공관위를 찾아가 ‘내가 이런 사람에게 지역구를 주려고 불출마한 것이 아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며 “공천 조정은 최고위의 권한인 만큼 회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