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911 테러 당시인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며 거래가 잠시 중단되는 등 폭락장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장중 480포인트선까지 떨어지며 7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74.15포인트(4.04%) 하락한 1,760.1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선 오전 9시6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지수선물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등락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조치다. 전날에도 약 8년만에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가 발동한 바 있다.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한 건 2011년 8월 8~9일 이후 약 8년7개월만이다.
이어 10시43분엔 코스피 지수가 8%까지 하락하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며 20분간 유가증권시장 내 주식·파생상품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건 미국 911 테러 당시인 2001년 9월12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총 728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 및 유가 폭락발 실물·금융경색 우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SK증권은 “코로나19가 시장에 주는 영향은 공급망에 대한 우려에서 총 수요에 대한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실패는 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해당 기업의 신용 리스크로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1,1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42.01포인트(7.41%) 하락한 521.71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때 500선을 내주며 2013년 12월 이후 약 7년 만에 장중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도 장이 시작하자마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며 폭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건 2016년 2월 이후 4년1개월 만이다. 이어 9시38분께 코스닥150 선물가격이 급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거래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51억원과 1,08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나 개인은 3,35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내 전체 종목 중에선 930개가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