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파견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심기준·제윤경·정은혜 의원을 ‘비례연합정당에 힘을 실어준다’는 사유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69명의 의원이 참석해 제명 대상인 세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찬성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박용진 의원은 “동료를 제명하는 게 엉뚱하게 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소수정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던 선거법의 취지를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명된 제 의원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었던 한계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더 나은 선거법 개정 추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당에 합류하는 지역구 의원들은 자발적인 탈당 절차를 밟는다. 이종걸 의원이 공개적으로 시민당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규희·이훈·신창현 의원도 참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민당은 민생당(21석), 미래한국당(9석)에 이어 투표용지 세 번째 순위에 자리 잡게 된다.
민주당은 앞서 자당 의원에게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한 상황이라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윤호중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통합당은 미래한국당 창당에 앞서 의원 이적만이 아니라 창당을 주도했고, 우리는 비례 후보를 내려는 시민사회가 만든 정당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독자적으로 창당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시민당에 의원들을 파견하며 힘을 실은 반면 열린민주당에는 거리를 뒀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우희종·최배근 시민당 공동대표와 만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선거법 개혁의 취지를 뒷받침하는 형제당”이라며 “꼭 사돈을 만난 것 같다”고 환대했다. 반면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을 탈당한 개인들이 유사한 당명의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분수에 넘치게 스스로를 임금이라 이름)하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