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기업 회생 넘어 대수술 플랜도 세워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산업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항공·여행·숙박 등의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석유화학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간산업마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얼마나 크고 오래갈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큰 그림의 경제방역 대책을 마련하는 넓은 안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치밀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살려내는 한편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대수술도 병행하는 비상플랜을 세워야 한다.


당장 필요한 대책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도산하는 것을 막는 일이다. 두산중공업이 긴급 자금수혈을 받을 정도로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사실상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원전 일감 수주가 막힌 데 있다. 이런 기업은 인공호흡기를 씌워 일단 살려놓고 봐야 한다. 코로나19로 위험에 노출된 기업은 사람으로 치면 기저질환자와 비슷하다. 성장은 더디고 이들을 대체할 혁신기업은 나타나지 않는 것이 노령화·저성장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한국 경제의 민낯이다. 응급조치를 취하고 회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 뒤에는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외환위기 때 구조개혁기획단, 금융위기 때 기업재무개선단이 역할을 했던 것처럼 정부 또는 민간 차원의 구조조정 조직을 만들어 기업의 중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복 불가능한 한계기업과 좀비기업을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부와 금융권의 자금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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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업 구조조정 노력과 더불어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정책을 대전환하고 노동·규제 개혁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수술을 마친 기업들이 빠르게 재활할 수 있다. 코로나 위기의 터널을 통과해 제대로 리셋해야만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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