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이민정이 현실성과 공감 가득한 가족 드라마에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극중 이민정이 맡은 ‘송나희’는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원리원칙주의자로 유능하지만 인간미 없는 의사로 병원에서 왕따인 인물이다. 그러나 집에서는 빨래며 음식물 뒤처리며 모든게 허술해서 남편 규진의 잔소리를 듣는 반전을 보인다. 이민정은 맡은 배역을 현실감 있게 연기해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남편 규진역의 이상엽과 티격태격 하며 기싸움을 펼치는 리얼리티 넘치는 현실 부부 연기로 첫회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방송에서는 예민하고 극성인 성격에 남편과 사별 후 아들에게 유난스럽게 집착하는 시어머니로 인해 말다툼을 하게 되는 상황들이 펼쳐졌다. 송나희는 동생의 파혼으로 집안 걱정에 심난해하는 자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야구 경기를 보며 신나하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보였고, 이로 시작된 두 사람의 말 싸움은 시댁과 처가댁에 대한 서로의 태도에 대한 시비로 확대되면서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민정은 한 때는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달콤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까지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결혼, 부부의 문제들을 씁쓸한 눈빛과 서글픈 표정, 물기어린 눈망울 등 다양한 감정 연기를 펼쳐내며 송나희가 갖는 아픔과 고민에 많은 공감을 하게 만들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툼이 끊이지 않는 나희와 규진, 아이를 갖기 위해 집착하는 나희의 모습 뒤에는 유난스런 시어머니만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이 3, 4회에서 드러났다.
나희가 임신 초기 규진의 걱정어린 말을 무시한 채 의학 컨퍼런스 등으로 무리를 하면서 유산을 했던 것이다. 게다가 나희의 임신과 유산은 그녀의 만류로 가족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일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되었고, 상처를 숨긴 채 지내는 사이 부부 관계에 생긴 균열은 점점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규진이 술에 취한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가느라 난임 클리닉을 같이 가기로 했던 나희와 약속을 펑크내면서 둘은 크게 싸우게 되고, 규진이 홧김에 나희의 유산 이야기를 꺼내며 위태롭게 유지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터지고 말았다.
전 올케를 통해 “이혼하고 나서 가장 좋은 건 그 사람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라는 말을 들은 나희는 자신과 있을 때엔 늘 날카롭기만 한 규진이 동료들과 병원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전 올케의 말을 떠올린다. 다희의 파혼 후 병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엄마로부터 “너는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듣고 고민에 빠진 나희. 결심이 선 듯, 규진을 빵집으로 불러내 조건부 이혼이라는 제안으로 강렬한 엔딩을 장식했다.
과연 나희가 규진에게 제안한 ‘조건’은 무엇일지 다음 회가 기대된다.
이들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다음 주 토요일 오후 07시 55분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