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무너지는 산업생태계...'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2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3.5% 감소해 2011년 2월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6.0% 주저앉았고 설비투자는 4.8% 줄었다. 2월의 충격이 이미 이 수준이라면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3월 이후의 경제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는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내린 54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방역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경제 방역이다. 정부도 위기임을 인식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제조 및 서비스 현장에서 느끼는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기업들이 원하는 지원을 제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조율도 없이 일단 현금부터 뿌리고 보자는 방식이 만들어낸 결과다. 지금이라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단계별로 맞춤형 치료에 나서야 한다.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일단 기업을 회생시킨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노조 쪽으로 기울어진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 경제 활력을 살리는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규제를 한시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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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진정되면 세상은 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원격 의료가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도 원격 의료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돼 재택수업을 받는 학생이 많아질 것이다. 많은 산업 분야가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대체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바뀔 세상을 준비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사라질 것이다. 삼성전자는 비대면 경제활동의 핵심 산업이 될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해 살아남으려면 각 분야에서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기술을 이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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