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으로 숨통이 튼 대기업 면세점들이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중소 협력사 지원에 나선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업계 매출은 절반 이상 급감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면세점에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고용 안전이 흔들릴 정도로 경영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들은 국내 중소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상생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400여개 중소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 횟수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려 지급 주기를 단축하기로 했다. 협력사의 현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위한 조치로 이렇게 지급되는 물품 대금은 4~6월 3개월간 총 1,500억원 규모다.
기존에는 1차 거래선까지만 저금리 금융 지원을 위한 상생 펀드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2차 거래선의 중소협력사들도 상생 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면세점은 또 35억원을 투입해 국산 브랜드 영업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과 매장 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신라면세점은 약 8,000명의 직간접 고용 안정을 위한 계획 수립에 나섰다. 중소·중견 업체 대금을 최우선 지급하고, 상생펀드 예탁금의 이자를 이용하여 중소·중견 협력사 대출이자를 감면해 주는 제도도 운영한다.
신세계면세점은 협력사와 ‘고용 안정 협의체’를 구성해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에는 직영 직원 585명이 근무하고 있고 협력사와 판매직원을 더하면 7,000여명의 고용이 연관 돼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동반성장 투자재원 30억원을 확보해 협력사원의 임금 격차 해소를 지원하고 결제 대금 지급 횟수를 월 2∼3회로 늘려 자금난 해소도 돕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중소업체 30여개를 선정해 판매수수료율을 5%까지 인하할 계획이다.
대기업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이달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한 2주 격리 조치로 중국 보따리상마저 들어오지 못해 4월 면세점 매출이 0원이 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비상이었다”며 “정부의 조치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 만큼 정부와 재계의 노력에 함께하기 위해 중소 파트너사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