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위기 속에 실력 발휘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대미문의 수요절벽에 맞닥뜨렸지만 기아차(000270)는 탄탄한 내수 기반으로 선방하고 있다.
1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5만1,008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5.3%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걸 고려하면 눈에 띄는 실적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월 5만대 판매 기록을 넘긴 건 2년 만이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2월 중국산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공장 생산량이 60%까지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지난 2월 내수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3월 들어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자 전월 생산분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공급 확대를 진행한 결과 3월 내수 판매량이 대폭 늘어났다. 기아차가 내수 월 5만대 기록은 지난 2018년 4월 5만4대 이후 2년 만이다.
기아차 내수 판매 흥행의 1등 공신은 3세대 신형 K5다. 빼어난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올해의 차’를 모두 휩쓴 K5는 작년 12월 출시 이후 한달만에 중형승용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올 3월에도 일 평균 500대 이상의 높은 계약고를 유지하며 8,193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7월 출시 후 7개월 연속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1위를 독주해온 셀토스도 지난달 공급 확대를 기반으로 6,035대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 모델인 모하비는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인 2,549대를 기록했다. 모하비는 그간 생산능력의 한계로 월 1,700대 안팎에 머물던 공급량을 지난달부터 늘려 한때 6개월까지 기다려야 했던 고객 대기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새롭게 기아차 라인업에 추가된 준대형 SUV 4세대 쏘렌토의 흥행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아차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든든한 내수 판매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