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잘못 청구된 '코로나 검사비'...보험사에 보상 떠넘겨 논란

병원 착오로 비용 부담한 고객들

'보험금 청구' 이어지며 혼선 빚자

뒤늦게 '보험사 우선 지급' 가닥

정부지원 대상인데도 병원의 착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비를 부담한 고객에게 보험사가 우선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코로나19 관련 실손보험 청구건 중 정부지원 대상이지만 의료기관의 착오로 자기부담금이 실제로 발생한 건에 대해 우선 보험금을 지급하고 계약자에게 위임장과 동의서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 검사비 및 치료비는 모두 면책에 해당하지만 당장 의료비 부담이 발생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차원이라는데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자발적으로 도출했다는 합의안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여러 보험사 의견을 종합해보면 업계 스스로 결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합의안에는 금융감독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 초기 일부 보험사는 검사비 청구건이 생기자 보험금을 지급했다. 코로나 의료비는 정부가 지원하는 만큼 면책이 분명한데도 2017년 11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족에게 국가가 지급한 의료비 지원금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감원은 ‘의사 진찰을 받고 검사가 진행됐다면 검사비 본인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드린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배포했다.

관련기사



결국 검사비를 보장할 경우 입·통원비 등 치료비까지 보장해야 하는 케이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업계의 주장에 금감원도 가까스로 면책으로 방향을 틀기는 했지만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의중을 반영해 면책 건에 대한 보험금 임시 지급을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 관련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보험사에 접수된 사례를 취합하고 과거 분쟁조정 결과 등을 검토해 해결방안을 모색한 것은 맞지만 업계에 보험금 지급이나 부지급을 결정해 통보하거나 민원 해결방안을 주문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달의 원인으로 당장의 민원 해결에만 급급한 ‘원칙 없는 소비자 보호’를 꼽는다. 이른 시일 내 민원인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 핵심성과지표(KPI)가 맞춰져 있다 보니 보험금 지급 원칙이 일관성과 원칙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