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에 5,000억원 영구채의 출자전환이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이 시작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까지 겹치면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쏟아부어야 할 자본확충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386.7%였다. 807.6%였던 3·4분기와 비교해 500%포인트 넘게 늘었다. 부채가 12조5,921억원으로 3·4분기 대비 2조8,240억원(28.9%)이나 폭증한 게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의 ‘늪’에까지 빠졌다. 8,23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로 자본총액도 9,083억원으로 1조원을 뚫고 내려앉았다. 30%에 달하는 자본잠식률은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1·4분기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2·4분기에는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런 탓에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약속한 2조1,772억원이 모두 들어가도 정상기업으로의 탈바꿈이 쉽지 않다. 더욱이 산은이 지난해 조건부자본증권 방식으로 지원한 5,000억원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 영구채 발행 당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지배기업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경우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항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액에 이를 제외한 금액을 더해 단순 계산한 부채비율은 471.4%이다. 코로나19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될 경우 자본확충 이전으로 부채비율이 돌아갈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있다.
산은이 결국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환유예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5,000억원 영구채는 표면이자율이 7.2%에 달할 만큼 ‘고금리’다. 오는 2022년부터는 2.5%포인트와 조정금리까지 가산된다. 이자율이 연 10%만 돼도 500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서는 인수합병 계약이 무산되는 것보다는 출자전환이 훨씬 나은 선택지”라며 “결국 그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