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정보통신(IT) 업체인 화웨이와 샤오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집중적 견제를 받은 화웨이는 코로나19로 중국시장마저 가라앉으며 추가 타격을 받았다. 반면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샤오미는 충격을 덜 받고 있다는 평가다.
1일 봉황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에릭 슈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달 31일 ‘2019년 연차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2020년은 화웨이에 매우 힘든 해가 될 것”이라며 “산업 전망이 좋지 않고 코로나19 역시 우리가 고려했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총매출이 8,588억위안(약 1,208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19.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매출 증가율 19.5%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로이터통신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9% 성장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 1·4~3·4분기에 24.4% 늘어난 데 비하면 크게 부진하다. 슈 회장은 “미국의 제재로 지난 한해 최소 10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토로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월 화웨이의 글로벌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69%나 줄어들었다. 전체 판매량의 60%가량을 차지하던 중국 내 ‘애국소비’가 부진한 탓이었다.
반면 샤오미는 부진에서 헤어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증시 상장사인 샤오미의 왕샹 회장은 전날 2019년 실적발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았지만 회복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지난해 4·4분기 매출은 565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27.1%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48억위안을 웃돌았다.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은 24억위안으로 전년동기(34억위안)보다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19억위안은 넘어섰다. 샤오미 측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샤오미의 생산능력이 80~90%는 회복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