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준공된 서울 성북구 정릉 ‘스카이아파트’. 이 연립주택은 2008년 안전진단결과 D등급 및 E등급으로 판정받아 거주하기에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간이 재건축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인근이 자연경관지구로 묶여있어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릉 스카이아파트를 ‘재난위험 공동주택 정비사업’으로 지정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017년 착공에 들어간 지 2년 만인 지난해 12월 스카이아파트는 ‘정릉하늘마루(사진)’로 재탄생했고, 드디어 1일 입주에 들어갔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서울형 맞춤형 주택 ‘청신호’로 공급되는 첫 번째 단지다. 총 166가구 중 68가구는 사회 초년생, 40가구는 대학생, 25가구는 신혼부부에게 배정됐다. 주거급여수급자와 고령자에게도 각각 18가구와 15가구가 돌아갔다.
지난해 SH공사가 선보인 ‘청신호’는 젊은 층의 생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를 내세운 주거 브랜드다. 청신호 1호인 정릉하늘마루 청약에는 166가구 모집에 3,145명이 몰려 18.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74.1대 1에 달하는 등 인기를 입증했다.
청신호의 강점은 청년 맞춤형 특화 설계다. SH공사가 마련한 주택 설계 기준에 따르면 면적은 SH공사의 기존 표준 평면보다 약 3㎡(한 평) 넓어졌다. 원룸은 20㎡, 투룸형은 39㎡다. 청년용 주택은 빌트인 가구가 완비된 일체형으로 공간 구분에 따라 △원룸형(청년 노마드형) △거실·침실 분리형(워크&라이프형) △거실 확장형(소셜다이닝형) 등으로 나뉜다. 신혼부부용 주택은 가족 생애주기에 맞춰 △자기계발형(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자녀계획형(2~3인 가구) △자녀양육형(3~4인 가구)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아울러 외부 공간인 현관문 바로 옆에 ‘한걸음 창고’라는 이름의 작은 창고를 설계하고, 지하에 공동 창고를 넣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이 특징이다.
SH공사에 따르면 정릉하늘마루의 경우 건설이 시작된 후에 청신호가 론칭됐기 때문에 청신호 설계가 온전히 반영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릉하늘마루에도 다양한 부대복리시설과 지역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곳 입주민들은 주민카페와 공동육아방, 다목적홀, 경로당, 코인세탁실과 계절창고를 이용할 수 있다. 모든 가구에 벽걸이 에어컨이 제공되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배정된 주택에는 냉장고와 책상·책장·의자도 구비돼 있다. 신혼부부 주택 유형에는 주방 수납장과 붙박이 옷장 등이 제공된다.
한편 보증금과 임대료는 기준가격의 60~80%를 차등 적용한다. 최대 거주 기간은 대학생은 6년이며 신혼부부는 자녀가 없는 경우 6년, 자녀가 1명 이상 있는 경우 10년이다. 한부모가족은 10년, 고령자나 주거급여수급자는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청신호 1호인 정릉하늘마루의 성공적인 입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청신호 공급을 늘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난을 해소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