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결혼식 등이 미뤄지자 종로 일대에 밀집해 있는 귀금속 가공 공장이 폐업공고를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종로 귀금속 거리에서 귀금속 가공 공장과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가 폐업공고를 냈다 막판 철회했다. 코로나19로 봄철 결혼식이 전무하다 시피하고 글로벌 금 가격도 약세로 접어들면서 3월 발주 물량은 물론 매장 판매실적 마저 저조하자 내린 조치다. 이 업체는 앞서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 등을 강제로 실시하려다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자 폐업 공고를 서둘러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공장을 점거하고 반발하자 사측은 폐업공고를 철회하고 지난 달 30일부터 정상 가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 귀금속 업계에서는 이번 폐업 해프닝이 ‘남의 일이 아니다’는 불안감으로 바라보고 있다. 2월까지는 그럭저럭 매출이 유지됐지만 3월 들어서는 직원 임금과 퇴직금 등 고정비용을 감안하면 경영이 급격히 어려워져 폐업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때문에 봄철 결혼 수요도 예전보다 못하고 귀금속 수요도 덩달아 줄고 있다. 전 세계가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다 보니 안전자산이었던 금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잠시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잠시 폐업을 한 후 직원들을 정리해고 한 뒤 나중에 다시 개업을 하면 ‘위장 폐업’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폐업공고를 냈던 업체가 직원들 반발에 밀려 다시 문을 연 것도 법 상충 문제가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거래처 간 신뢰의 문제가 있어 실제 폐업에 나설 업체들은 많지 않겠지만, 이번 폐업 해프닝은 종로 귀금속 거리가 처해 있는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