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메트로폴리탄 계열사로 흘러들어 간 돈 2,6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라임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이 돈이 다시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도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확보한 라임 회계실사 자료에 따르면 라임이 메트로폴리탄 계열에 투자한 자산의 규모는 2,075억원(장부가액 기준)이었다.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된 돈은 주상복합 등의 개발사업의 자금으로 쓰였다. 이 중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은 1,557억원으로 전체 투자금 대비 75%에 달한다.
이 돈은 개발 등에 쓰이지 않고 어디론가 다시 흘러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라임이 칭따오비어 판권을 사온다는 명목으로 투자한 돈 205억원은 결국 메트로폴리탄으로 흘러간 뒤 자취를 감췄다. 실사 결과 이 투자사업은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메트로폴리탄을 통해 라임이 투자한 돈 중 그나마 일부 회수 가능할 것으로 분류된 사업은 두 개에 불과했다. 투자금액이 518억원이지만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1,279억원이 투자된 캄보디아 코홍(kohong) 복합리조트 개발사업도 회수 불가능한 채권으로 분류됐다. 이 사업은 라임이 캄보디아 개발사업부지의 토지 전차권을 매입한 사업시행자 UDG의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한 프로젝트다. 현재 사모사채 연대보증인인 UDG에 상환 청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펀드별로 보면 기초자산이 1조2,04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플루토 FI D-1호에서 최대 6,000억원이 손실이 났다. 예상 회수율은 51.7~69.9%(6,222~8,414억원)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만기가 도래한 1,926억원 중 상환된 금액도 57억원에 불과하다. 기초자산이 2,931억원인 테티스 2호는 회수 예상액이 1,692~2,031억원(58.1~79.0%)으로 추정된다.
곽상도 의원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라임과 정권과의 유착의혹, 라임의 향군상조회 인수 과정 등을 보면 라임 사태는 단순한 사기행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