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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당국, 고위험군에 흡연자 추가…"중증 진행 위험 14배"

美·英 보건당국 등선 이미 고위험군으로 분류

中연구팀 "입원 2주 뒤 상태악화 27%가 흡연자"

美연구팀 "비흡연자보다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암·심부전·만성 호흡기질환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혈액·복막투석 중인 만성 콩팥병 환자, 장기이식에 따른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영국 보건당국 등 각국의 권고사항과 문헌을 검토한 결과 흡연자의 경우 폐 기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대한의사협회도 흡연자를 고위험군에 준해 관리해 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영국 등 보건당국이 흡연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데는 담배를 피우는 코로나19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비흡연자의 14배나 된다는 중국 연구팀의 분석 결과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


우한시 화중(華中)과기대 퉁지(同濟)병원 연구팀이 산하 3개 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 폐렴으로 진행된 78명을 분석했더니 14%는 입원 2주 뒤 상태가 악화되고 86%는 개선·안정화됐다. 악화군의 평균 나이는 66세(51~70세), 개선·안정화군은 평균 37세(32~41세)였다. 악화군의 흡연자 비율은 27.3%로 개선·안정화군(3%)의 9배나 됐다. 나이가 많거나 흡연이력이 있으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각각 8.5배, 14.3배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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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의 폐 조직에서 비흡연자보다 상당히 높은 앤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유전자 발현이 발견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종(아시아인·백인), 연령(60세 미만·초과), 남녀 간에는 ACE2 유전자 발현양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궈슈아이 카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환경건강과학과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치료법을 정할 때 흡연이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람 세포의 ACE2 수용체에 달라붙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폐 등에서 분비되는 ACE2는 혈관 수축·혈압 상승 작용을 한다. 흡연은 ACE2를 활성화해 혈압 급상승과 염증성 신호 전달을 초래한다. 또 심장·폐 조직과 혈관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유형의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심혈관·폐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담배에는 니코틴 외에도 5,000개가 넘는 다양한 독소가 포함돼 있어 심혈관·폐·면역계 기능을 교란시키고 코로나19 진행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생물시스템학과 교수팀이 ‘유럽생화학회(FEB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니코틴이 ACE2에 직접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폐 상피세포에 유해한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한편 당뇨병·고혈압·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기저질환(지병)을 1개 이상 가진 코로나19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집중치료실 입원, 기계호흡, 사망 등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될 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연구팀이 575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590명(평균 49세)을 분석한 결과다. 둘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진 코로나19 환자는 그 위험이 2.6배나 치솟았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기간 흡연자는 폐의 저항력이 약해져 있어 COPD·심혈관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심장·폐질환 등을 가진 노인층에 집중되는 것도 이런 흡연력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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