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올 1·4분기 탈북자 수가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소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올 연간 탈북자 수도 2001년 이후 처음으로 1,000명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북한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북한 이탈 주민 수는 총 135명(남성 39명, 여성 96명). 이는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적은 숫자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1·4분기(950명)의 14%에 불과하다. 지난해 1·4분기(229명)와 비교해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59%)이다. 국경을 넘어 한국에 들어온 북한 주민이 분기 기준 100명대에 그친 것도 17년간 통틀어 2018년 1·4분기(191명) 이후 두 번째다.
탈북자가 이렇게 크게 줄어든 것은 올초 중국 우한시를 중심으로 후베이성 일대에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지난 1월22일 북·중 국경이 일찌감치 폐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전에 이미 탈북에 성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머물던 사람들이 각국의 입국제한·금지 조치로 현지에 발이 묶인 탓도 있다.
북한을 이탈해 한국으로 들어온 주민들의 수는 지난 2009년 2,91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세에 있다. 김정은 시대 이후 북한과 중국 국경 지대의 경계가 강화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탈북자 수는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1,047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이동이 더 어려워져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1,000명 미만의 탈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한편 현재 공식적인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다. 격리자는 500여 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