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헌재 "대입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부모 모두 해외체류 요건 넣은 건 합헌"

지난달 26일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소원 선고에서 유남석(가운데) 소장과 재판관들이 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6일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소원 선고에서 유남석(가운데) 소장과 재판관들이 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입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지원 자격에 부모 모두 일정 기간 이상 해외에 체류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최모(18)씨와 최씨의 아버지가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중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의 요건에 부모의 해외 체류를 규정한 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최씨와 그의 아버지는 이 조항이 균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함과 동시에 맞벌이 가정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각각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조항은 부모 중 해외근무자가 3년(1,095일) 이상 해외에서 배우자 및 학생과 머물러야 재외국민 특별전형 자격을 얻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은 연간 수업 받는 기간의 75% 이상, 해당 학생의 부모는 그 기간의 3분의2 이상 현지에 머물러야 한다. 최씨는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어머니와 함께 3년간 해외에 머물렀고, 아버지는 국내에 체류해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응시할 자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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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에 대해 최씨가 낸 헌법소원을 기각하고 그의 아버지가 낸 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이 부모의 해외 근무로 인해 국내 교육과정의 수학 결손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형은 원래 부모가 해외근무를 하면서 국내에서 교육 받지 못한 재외국민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헌재는 “이 같은 요건이 지난 2014년 공표된 만큼 최씨가 해외에 머물기 전부터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며 “신뢰보호원칙에 반해 균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씨의 경우 어머니와 해외에 머물거나 아버지와 함께 국내에 있든지 고를 수 있었는데, 스스로 선택으로 해외에서 공부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재는 그러면서 “과거 해외 근무·거주가 불가피한 희생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시대·사회 변화에 따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해외 근무나 거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해당 조건은 특별전형의 공정한 운영을 위해 각 대학 자율에 맡겨졌던 지원 자격 중 해외 체류 요건을 표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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