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S 드라마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올까?
지난해 11월 종영한 KBS2 ‘조선로코 녹두전’ 이후 4개월 만에 재개된 ‘계약우정’이 베일을 벗었다. 청춘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는 호평을 받았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6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계약우정’(연출 유영은/극본 김주만) 1회·2회 시청률은 각각 2.3%와 2.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평범한 고득학생 박찬홍(이신영)이 학교 대표로 백일장에 나가게 된 사연과 우연히 쓴 시 한편으로 엄세윤(김소혜), 허돈혁(신승호)과 엮이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계약우정’은 KBS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청춘 드라마이자, 색다른 장르의 ‘시(詩)스터리’물이다. 시(詩)적 감성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시스터리’는 극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긴박한 스토리 전개는 미스터리 청춘물의 서막을 열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동안 KBS는 월화드라마 방송 시간대에 드라마 대신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와 같은 예능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편성해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고 시청률이 2%대에 머무는 등 이렇다 할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 사이 타 방송사들은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를 출범시키는 등 중단했던 월화극 제작에 속속 나섰다. 웹툰을 기반화한 드라마 제작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리잡았고, 인기를 끌면서 KBS도 이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4부작이라는 특별 편성으로 동명 웹툰 ‘계약우정’을 드라마화해, 월화드라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첫 회부터 ‘계약우정’의 감각적인 영상미는 한 편의 학원 느와르를 연상하게 했다. 온통 흰 눈으로 새하얗게 덮인 산, 구름 한점 없는 파란하늘 등 빼어난 영상미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앞서 배우들도 드라마의 색채와 아름다운 영상을 첫방 기대 포인트로 꼽기도 했다.
‘계약우정’ 속 캐릭터들은 색깔과 매력이 뚜렷하고, 실제 10대의 고민과 성장을 깊이 있게 담고 있다. 평균을 목표로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찬홍(이신영), 외모도 성적도 1등급인 세윤(김소혜), 주먹으로 일대 고등학교를 평정한 돈혁(신승호)까지. 10대 시절의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한다.
여기에 청춘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는 캐릭터의 이해도 뿐만 아니라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세 배우는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 캐릭터 내면의 섬세한 감정까지 깊이 있게 표현했다. 이신영은 자연스러운 일상 사투리로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신승호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실감나는 액션 신으로 인물의 특징을 극대화했다.
다만 목표했던 시청률 7%를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신예 배우들의 캐스팅은 신선하지만 낯설고, 학교 관련 소재는 SBS ‘아무도 모른다’가 선점했다. 주어진 시간은 고작 2주, 배우들이 희망했던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