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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1분기 면세점 매출 반토막…호텔신라·호텔롯데 신용등급 '빨간불'




호텔신라(008770)와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이 조만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큰 폭의 재무실적 저하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9일 한국기업평가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Watch List)’에 올린다고 9일 밝혔다. 조만간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부산롯데호텔의 기업어음(CP), 전단채 등급에도 ‘부정적’ 꼬리표가 붙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주력사업인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점을 반영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83.5%에 달했으며 이중 80% 이상이 중국인 입국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2월 기준 총입국객이 약 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 역시 10억7,000만달러로 연초 대비 반토막났다.


면세업계 자료와 인터뷰에 따르면 서울시내 면세점의 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40% 감소했다. 3월 이후로는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포공항, 제주공항 등 대부분 공항면세점은 이보다 더 악화돼 3월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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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은 이같은 실적 악화가 적어도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하반기부터 전년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 올해 면세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월매출 감소폭이 더욱 크거나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매출 감소폭은 30%를 넘어설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재무지표가 악화하면서 면세업계는 영업시간 단축, 직원 무급휴가 등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한기평은 매출과 이익 감소폭이 이같은 비용 절감분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면세산업 특성상 임차료,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상존해 매출규모가 일정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마진율이 급격하게 축소된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시기도 예단하기 어려워 실적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를 비롯해 국내 주요 호텔과 면세업체들은 국내외 사업확장 투자와 계열지분 취득 등으로 차입금 증가 기조가 지속돼온 상황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DF, 파르나스호텔 등 국내 주요 호텔·면세업체들의 합산 차입금은 2018년 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1,000억 수준까지 불어났다. 한기평은 단기신용등급만을 보유한 신세계DF와 파르나스호텔 등에 대해서도 등급 전망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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