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선의와 희생의 가치로 후보를 양보했지만 “그때는 이쪽 세상(기정 정치권)과 사람들을 몰라도 정말 너무 몰랐다”고 자책했다. 국토 종주를 하고 있는 안 대표는 “모든 원인과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는 지금 왜 달리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마다 지나간 정치역정이 생각난다”며 “9년 전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을 양보했을 때, 그 다음 해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를 양보했을 때 각각의 이유는 달랐지만 나는 세상의 선의와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믿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기성 정치권은 나를 ‘철수정치’라고 조롱하고 유약하다고 비웃었다”며 “양보를 받은 사람들도 받기 전에는 간이라도 빼줄 듯이 했지만 막상 양보를 받자 끊임없이 지원만 요구했지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히려 실패의 책임을 내게 덮어씌웠다”며 “그때는 정말 내가 이 쪽 세상과 사람들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고 후회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을 고쳐보려고 그들과 합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가 그들의 민낯을 본 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다시 통합을 통해 바른미래당을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며 “정치를 바꾸자고 한 자리에 모였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생각과 지향점, 정치하는 방법과 행태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기성 정치의 생리는 내가 살아 온 삶의 방식과 많은 차이가 있었고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도 달랐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기득권 정치의 벽은 정치 신인이었던 내가 한 번에 넘기에는 너무 높았다”며 “새 정치는 그렇게 해서 기성 정치와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또 많은 분들이 나를 비난하며 떠나갔다”고 되짚었다. 그는 “나로서는 억울한 점도 있었고 섭섭한 점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달리면서 멀리 떨어져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니 모든 원인과 책임 또한 내게 있음을 거듭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내가 많이 부족했고 나의 시행착오가 정치가 바뀌기를 바라셨던 많은 분들을 실망시켰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그것이 달리면서 계속 내 가슴을 아프게 했고 왜 그때 좀 더 잘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자책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려 나를 믿고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비록 지금 힘은 미약하지만 기득권세력과 낡은 기성정치에는 결코 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나간 실수와 오류를 반복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기득권세력과도 관련이 없는 유일한 개혁정당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