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사업장에 방문했다. 삼성은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21대 총선 충남 아산을 지역 후보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0대 공약이 지켜지는 순간이었다. 삼성이 아산공장을 이전할지도 모른다는 지역 불안감은 해소됐고 초선의원 강 후보는 ‘아산 경제호랑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3일 아산 배방로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강 후보는 “임기 내내 공약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다”며 “삼성의 약속을 문 대통령이 응원해줬고, 그만큼 투자가 잘 진행돼야 아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잘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소재부품 산업 독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대기업은 미래를 향해 결단했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삼성의 투자 결정으로 2025년까지 8만여 개 유관 간접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기존 LCD 생산라인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 감원 없는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투자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강 후보는 중앙무대에서도 초선답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고인이 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강 후보를 가리켜 “초선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정세 분석과 판단이 뛰어나다”며 “당에서 크게 쓰일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그는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21대 민주당 ‘시스템 공천룰’을 만들었고, 이어 수석대변인까지 맡아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충청권에 정치적 중량감이 큰 인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강 후보에 대한 지역 기대감도 컸다. 이날 지역에서 만난 택시 운전기사는 “강 후보가 그나마 충청을 대변해줄 새 인물”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에 기업 투자를 유치한 정치인은 강 후보 말고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이 되면 충청권 유일 40대 재선 의원이 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강 후보도 ‘즉시 전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문제와 함께 경제에 미칠 악영향으로 상황이 엄중하다”며 “당정청 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장관에게 전화를 걸고, 도지사를 만나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당장 일할 수 있는 ‘즉시 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석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누님’이라하고, 양승조 충남지사에게는 ‘형님’이라고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여권 인사로 꼽힌다.
이처럼 집권당 후보라는 장점과 함께 아산을 지역은 신도시 조성 등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비율이 높다. 그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여타 충청권 가운데 크지만 그는 안심하지 않았다. “보수는 뿌리가 깊다면 진보세력은 공기만 좋을 수 있다”며 “주변의 한 명이라도 더 같이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통해 실제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산=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