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구치소 등에 수감된 수용자들이 일선 검찰청 검사실에서 출석조사를 받는 관행에 대해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출석조사는 ‘피의자’일 경우에 한해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1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회의를 열어 ‘교정시설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조사 관행 및 남용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측은 수용자의 인권과 방어권 보장, 교정행정의 효율성, 수사기관 간의 형평성 등을 위해 권고안을 내놨다고 전했다.
김남준(사진) 위원장은 이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단기적으로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조사는 수용자가 피의자로 조사 받는 경우에 한해 허용할 것을 권한다”며 “참고인 조사의 경우 검사의 교정시설 방문조사 또는 원격화상조사를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 및 수사관의 인력 사정이나 그간의 수사 관행 등을 고려해 단기적 개선 권고안을 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 측은 법무부 교정본부와 검찰 간 조율을 통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권고안의 경우 1년 정도 후엔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수용자에 대한 모든 조사는 방문 혹은 원격화상으로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교정시설의 장이 승인을 받아 검사실 출석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용자에게는 서면으로 죄명·출석사유·출석장소 및 동의여부 등을 담은 출석요구서를 보내야 한다고 위원회는 권고했다. 그간 검사실에서 수용자를 수십, 수백 차례 반복적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의 관행이 있었다는 게 위원회의 지적이다. 수용자에 대해 조서의 문구를 빠트렸다는 이유로 단시간 출석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불러 놓고 조사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관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자는 얘기다.
위원회는 또 수용자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 교정기관은 수용자를 검찰청 지하에 있는 구치감까지만 호송·계호하도록 권고했다. 구치감에서 검사실까지 수용자를 호송·계호하는 건 검찰청 직원들의 몫이어야 한다는 게 권고안의 취지다. 위원회 관계자는 배경을 두고 “수용자의 호송을 두고 그 동안 교정시설의 직원들과 검찰청 직원들 사이에 마찰 내지 위화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