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이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을 출범시킨 정봉주·손혜원 최고위원에 대해 “품위를 잃지 말라”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김홍일 시민당 부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두 분의 가벼운 처신과 말씀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소위 이름값 있는 몇몇 유명인사 중심으로 결성된 ‘셀레브리티(Celebrity) 정당’이 갖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부대변인은 “정봉주 전 의원은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해 맹활약하다 옥고를 치렀다. 손혜원 의원은 20대 총선 전에 영입되어 더불어민주당의 이미지를 일신해 총선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거기서 끝냈어야 했다”고도 했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손 의원의 ‘많이 컸다’는 발언이나 정 전 의원의 입에 담기 어려운 원색적인 막말, 욕설은 차마 두 분이 과거의 동지들에게 했다고 믿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미래통합당이 막말 퍼레이드로 국민들의 지탄(指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지적한 뒤 “한때 한울타리 안에서 함께했던 두 분이 미래통합당과 같은 반열에 놓일 험구(險口)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비난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슬프다”고 날을 세웠다.
김 부대변인은 아울러 “(전 미국 영부인)미셸 오바마의 ‘저들이 저급하게 굴어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당부처럼 부디 품위를 잃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비판적 댓글을 단 시청자들에게 “네거티브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라. 이 개xx들아”라고 한 것 외에도 “이씨, 윤씨, 양씨, 너네 나 누군지 아직 잘 몰라? 정봉주야”라며 특정 인물을 지칭해 비판했다.
이같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이씨, 윤씨, 양씨’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또는 윤건영 서울 구로구 을 민주당 후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칭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욕설 논란이 확산하자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욕설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것이 아닌 자신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남긴 사람들을 향한 말이었다고 해명하며 댓글 자제를 당부했다.
정 최고위원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BJ TV’에 ‘긴급죄송방송’이라는 제목의 약 14분짜리 영상을 통해 “제 개인적 실수였다”며 “열린민주당과는 관계 없는 개인적인 문제고 제 인격의 미숙함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영상 서두에서 “전날 제가 한 부적절한 표현이 편집돼 돌면서 우리 후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걱정이 된다”며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은 제 불찰이고 부덕, 성숙하지 못한 자세다. 일단 무조건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제가 오랫동안 정치 못하고 출마 못하면서 참을성도 많이 길러지고 인격적으로 제 자신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체가 오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연설을 보고 열린민주당을 찍으려 했다가 정봉주 욕하는 것 보고 다른 당을 찍겠다는 지지자가 있는데 너무 죄송하다”며 “저 때문에 (선거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제가 안 좋은 말을 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에게 한 것이 아니다”라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생방송에) 들어와서 댓글로 욕을 해대서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