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의 지도감독을 받은 한 대형 복지관에서 관내 장애인에게 배포한 안내문에 “기표소에 들어가서 도장을 1번만 찍으세요”라는 문구를 삽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해당 복지관과 관할 구청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곽상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남구청 A복지법인이 관내 장애인에게 ‘1번만 찍으세요’라는 투표안내문을 배포했다”며 증거물을 공개했다. 지역구 후보를 뽑는 투표용지에서 기호 1번은 민주당이다.
투표 순서가 안내된 이 유인물에는 “기표소에 들어가서 도장을 1번만 찍으세요. 투표지를 반으로 접으세요”라고 적혀있다. 내용상 도장을 ‘한 번만’ 찍으라는 의미지만, 이를 1번으로 적으면서 이중적 의미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곽 의원에 따르면 이 문구가 적힌 사전투표 안내문은 이미 배포됐고(10일~11일), 15일 본투표 안내문도 지난 금요일(10일) 배포 완료됐다.
곽 의원실이 강남구청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구청 측은 13일 오후 안내문구를 정정해 새로 인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 측은 “강남구청에 등록된 장애인은 1만5,800명이고, 이 가운데 2/3인 유권자(1만428명)가 안내문대로 투표한다면, 경합 지역의 경우 당락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복지법인은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고, 강남구청의 지도감독을 받는 곳”이라면서 서울시장 박원순, 강남구청장 정순균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A복지법인은 서울시 90%, 강남구청 10%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이라고 꼬집었다.
또 “누구라도 선거직전 1번 찍으세요라고 하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찍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만약 지역과 비례 용지에 한번씩 2번(두번) 찍으세요라고 하면, 민주당은 뭐라고 할 것인가?”되물었다. 곽 의원은 “관권선거 의혹을 밝히기 위해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곽 의원에 따르면 강남구청 측은 “장애인이 한글을 잘 모를까봐 ‘1번만 찍으세요’라고 적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