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서울 강남권 청약에서 30대가 설 자리는 없었다. 시세차익이 10억 원에 달하며 로또 분양으로 주목을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 가점제 물량이 결국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돌아간 것이다.
14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일정을 진행한 르엘신반포의 가점제 당첨자 가운데 30대는 없었다. 가점제 당첨자 60% 가량은 40대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50대가 약 28.4%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추첨제 물량에서는 30대 당첨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용 100㎡ 추첨제 물량 4가구를 놓고 3,2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약 0.1%에 달하는 확률을 뚫은 셈이다.
현재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를 넓힌다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85㎡ 이하에 대해 100% 가점제를 적용하고 있다. 가점이 낮은 30대가 전용 85㎡ 이하 새 아파트를 당첨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상가상으로 더 세진 분양가 통제로 로또 분양이 늘면서 가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추첨제 물량도 워낙 적다 보니 30대를 중심으로 ‘청포족(청약포기족)’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르엘신반포 전용 85㎡ 이하 물량 59가구의 당첨 평균 가점은 67.8점에 달했다. 4인 가구(부양가족 3인)가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모두 15년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청약가점인 69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저 가점은 62점으로 전용 52㎡에서, 최고 가점은 74점으로 전용 59㎡와 전용 84㎡A에서 나왔다. 현재 무주택기간은 그 이전에 혼인한 경우를 제외하면 만 30세부터 계산된다. 최소 만 45세를 넘겨야만 무주택기간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르엘신반포는 정부의 가격 통제로 3.3㎡당 분양가가 4,849만 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기준 16억 5,300만~16억 7,200만 원이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최소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1순위에서 평균 124대 1, 최고 4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권혁준·진동영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