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민심은 ‘정권 심판’이 아닌 ‘안정’을 선택했다.
민주당 계열의 원내 과반 확보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20대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달성하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특히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득표 결과와 정의당, 열린민주당, 민생당 등 군소정당 의석을 모두 합칠 경우 범여권이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180석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 들어서 치러진 ‘중간선거’ 성격의 이번 총선에서 코로나19 위기 속 ‘국난극복’을 내세운 민주당이 ‘정권심판’과 견제를 호소한 미래통합당에 대승, 집권 여당이 안정적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개혁 입법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 ‘여소야대’ 다당제 20대와 달리 21대 국회는 4년만에 ‘여대야소’ 양당제 체제로 회귀하며 입법 지형에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실상 궤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 진영이 또 다시 충격의 패배에 휩싸이며 정국에는 격랑이 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58.2% 진행된 이날 오후 11시25분 현재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154곳, 통합당 후보가 94곳, 무소속 후보가 5곳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11.62%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한국당 34.58%, 더불어시민당 33.63%, 정의당 8.68%, 열린민주당 5.02%, 민생당 3.20%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열린민주당 3석, 민생당 2석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표 기준으로 단순 합산하면 민주당과 시민당이 171석, 통합당과 한국당은 113석에 달하고, 민주·시민당에 정의당과 민생당, 열린민주당까지 합하면 181석에 달해 전체 의석의 5분의3인 180석을 넘어선다.
지역별로는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압승하고 ‘텃밭’ 호남을 석권할 뿐 아니라 영남에서 교두보를 굳건히 지키고 충청·강원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며 지역구에서만 과반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전만 해도 중간 선거 성격의 이번 총선에서 견제론을 내세운 야당의 승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압승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번지며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난극복’을 내세우고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원을 공약으로 내거는 등 코로나 위기 대응을 부각한 전략이 승리의 주효한 요인으로 꼽힌다.
유력 대권 주자로서 전국선거까지 진두지휘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이 종로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 국면을 마무리짓는 동시에 대권가도에서 일단 유리한 선취점을 올리게 됐다.
반면 통합당은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강남과 서초 등 일부 수도권 지역과 대구·경북 등 영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패배해 참패가 불가피해 보인다.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 ‘물갈이’를 감행하고 김종인 선대위원장까지 영입한 통합당으로서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어서 당장 지도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피할 수 없는 외부 요인 외에도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 등 내부 악재도 패배에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접전지 가운데는 종로에서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에게 승리한 것을 비롯해 동작을에서도 민주당의 이수진(50.5%) 후보가 통합당의 나경원(46.8%) 후보를 앞서고 광진을 민주당의 고민정(51.4%) 후보가 통합당의 오세훈(47.0%) 후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