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출구조사 나오자… 民 숨길 수 없는 ‘미소’·통합당 한숨 후 적막

민주당 과반 의석 유력, 지도부 ‘함박웃음’

‘자축’ 역풍 고려 표정관리에도 탄성 계속

통합당 ‘무거운 침묵’·경합지 늘자 기대도

黃 “국민 선택 믿어, 최선을 다했다” 소감

정의당 “무당층 많이 투표했을 것” 기대

안철수 “거대 양당 맞서 노력했다” 평가

민생당, 지역구·비례 ‘0’ 석 전망 큰 충격

15일 총선 투표 마감 이후 최소 과반을 예측하는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가 나오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는 “와” 하고 탄성이 터졌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끝까지 긴장된 모습으로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집권 여당은 총선 승리의 분위기에 취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TV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박수만 쳤고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출구조사 결과는 출구조사 결과일 뿐”이라며 끝까지 침착한 자세를 유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마음은 차분하다. 어떤 결론이 나와도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과반을 얻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이 있었지만 전국을 흔들 정치적 이벤트 없이 12년 만에 국회의 다수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국난 상황에서 들뜨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혔다. 이 위원장은 “선거 이후에도 저희는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혼신의 자세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 원내대표 역시 “곧바로 우리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승리에 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결과가 발표된 지 한참 후에도 이 원내대표는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과 윤호중 사무총장, 박광온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차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는 두 손을 꼭 모은 채 긴장된 모습으로 출구조사를 지켜봤다. 민주당과 시민당 당직자들도 우세와 열세지역이 나올 때마다 환호와 탄식을 반복했다. 이들은 결과가 나온 후 모두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인 신현영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6시께 국회도서관 대강당.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21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침묵했다. 이날 오후6시4분께 황교안 당 대표가 통합당 개표상황실인 대강당으로 들어오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2분가량 박수를 쳤다. 황 대표는 승리를 다짐하듯 두 주먹을 쥐고 당직자들과 손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며 강당에는 침묵이 흘렀다. 이날 미래통합당 측에서는 황 대표를 비롯해 이진복·정운찬·김규한·심재철·정병국 등의 당직자가 참석했다. 황 대표 옆에는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앉았다. 민주당에 크게 밀린 결과가 나오자 이내 강당 안이 조용해졌다. 모두 굳은 표정으로 이어지는 방송을 시청했다.

종로구 출구조사 결과 황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밀리자 짧은 한숨이 나왔다. 황 후보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동요하지는 않았다. 곧이어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마저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자 강당 안은 조용해졌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가 지는 것으로 발표될 때마다 상황실 곳곳에서 ‘아이고’ 하는 소리가 나왔다. 태구민 후보의 승세에는 박수가 터졌다. 다만 통합당의 승리가 예측되는 지역구의 결과가 나오면서 잠시 밝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통합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 석권 수준의 결과가 잇따르자 박수 소리가 커졌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선거기간에 만난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와 바람을 잊지 않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총선 결과에 웃음기를 지웠다. 비례대표 의석은 예상대로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경남 창원에서 현역의원인 여영국 후보가 크게 밀리자 일부 당직자는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당득표율은 16일 오후께 윤곽이 잡힌다. 심상정 대표는 “이번에 투표율이 매우 높다. 그동안 무당층으로 분류됐던 분들도 많이 참석하셨고 아마 비례위성정당에 대한 평가를 위해 투표에 참여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대표의 대구 의료봉사, 국토종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안 대표는 “거대양당에 맞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며 “일하는 정치 그것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생당은 원내정당 가운데 가장 큰 충격에 빠졌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할 상황이다. 당직자 모두는 말을 잃고 개표 결과만 지켜봤다.
/구경우·박형윤·김인엽·김혜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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