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소방관 출신 당선인이 나왔다. ‘아빠 찬스’ 문석균 후보를 제친 정치 신인인 데다, 전통적으로 텃세가 강한 경기 의정부갑에서 거둔 승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환 당선인이다.
16일 오 당선인은 “사회적 약자들도 평등하게 안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며 “국회에 들어가 가장 먼저 어린이, 노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접경지역이자 군사도시로 오랜 세월 희생한 의정부를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일으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오 당선인은 2010년 서울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으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다.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 대원으로 활동하며 2,000번 넘게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독도 헬기 추락 사고 때 실종자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을 펴내며 열악한 현실 속에 인명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의 현실을 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당선인을 ‘영입인재 5호’로 발탁했다. 국회에 전무했던 소방직군을 영입해 국민 생명·안전 분야 정책 기조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출마한 의정부갑에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이 전략 공천으로 인해 선거 초반에는 호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 지역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6번 당선되는 등 텃세가 강하고 보수층도 두껍다. 더욱이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한 문 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시의원 3명이 동반 탈당하는 바람에 선거 운동이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특유의 지구력을 발휘해 하루 3만 보 가량씩 걸으며 지역구민에게 다가간 게 승리의 동력이 됐다. 그의 곁에는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인 아내가 동행했다.
오 당선인은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의정부의 새로운 미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