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북한이 “강남구는 부패와 마약, 도박의 소굴”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1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서울시 강남구 부패의 소굴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남구에는) 부자들과 특권층이 많이 살고 있어 ‘서울보통시 강남특별구’라고 불린다”며 “이곳에는 부패타락한 생활에 물젖은(물든)자들이 우글거리는 각종 유흥시설과 유곽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울시 강남구 일대가 부패의 소굴로 전락된 것과 관련하여 각계층의 조소와 비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고 적은 뒤 “이런 곳에서는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도 했다.
이어 이 매체는 “4년전 남조선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 최순실추문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흔들었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메아리 보도에는 태구민 당선자의 실명이 나오거나 제21대 총선과 관련된 언급은 없지만 보도 시점과 태 후보가 당선된 강남에 대한 비판인 점을 감안하면 태 당선자의 국회 입성에 대한 북한의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핵석이 나온다.
태 당선인은 16일 당선 직후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이라며 “오늘 이 승리는 저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강남 구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이다. 지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강연·저술 활동 등을 해왔다. 북한이탈주민이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